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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 사회로 접어든 대한민국에서 노년기의 삶의 질과 사회적 역할은 갈수록 중요한 과제로 부각되고 있다.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는 대표적 교육기관이 바로 재일동포 故 김경헌(金慶憲, 1927~2017) 회장이 설립한 부산대학교 미래시민교육원 부설 경헌실버아카데미(이하 경헌실버)다.
경헌실버는 지난 15일 부산대 본관에서 「제46기 수료식 및 설립자 김경헌 추모식」을 개최했다. ‘배움의 열정, 새로운 인생의 시작’을 모토로 노년층에게 삶의 활력을 불어넣어 온 경헌실버는 한국에서 손꼽히는 평생학습의 롤모델이다. 이번 기수까지 배출한 수료생만 총 3,658명에 달한다.
경헌실버의 뿌리는 일본 교토 출신의 재일동포 1세 고 김경헌 회장의 뜻과 맞닿아 있다. 김 회장은 본적지인 부산의 노인들에게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고자 부산시에 거액을 기부했고, 이를 재원으로 부산대학교에 실버세대 전용 교육과정이 개설됐다. 수료식에 앞서 부산대는 김 회장의 9주기 추도식을 거행하며 설립자의 헌신을 되새겼다.
최재원(崔在元) 부산대 총장은 “노인복지와 평생교육의 중요성을 일찍이 내다보시고 경헌실버를 세운 것은 시대를 앞서간 혜안이었다”며 “지난 25년간 실버아카데미를 통해 수많은 어르신의 삶에 배움과 활력을 불어넣었다”고 감사를 표했다.
오공태(吳公太) 일본 후원회장은 “처음에 경헌실버 수료식에 참석했을 때 수료생의 뜨거운 열기를 보고 김경헌 선배님의 철학에 깊이 공감하며 감동했다”면서 “앞으로도 일본후원회는 변함없이 경헌실버에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배움을 넘어 사회공헌으로
한·일 후원회의 '끈끈한 동지애'
경헌실버에서 피어난 배움의 열정은 활발한 사회공헌 활동으로 이어졌다. 2002년 총동문회, 2007년 사단법인 경헌시니어센터가 차례로 설립돼 지역 행사와 요양병원 등지에서 위문 공연과 봉사 활동을 꾸준히 실천하고 있다.
2011년에는 사회복지법인 경헌복지재단이 출범해 안정적인 운영 기반을 다졌으며, 2013년부터는 김 회장의 출연금을 바탕으로 부산대 학생들에게 장학금까지 지급하고 있다.
경헌실버를 지탱하는 또 하나의 기둥은 한일 양국 후원회의 존재다. 한국에서는 이정우(李正雨) 동아지질 회장을 중심으로 활동 중이며, 일본에서는 한창우(韓昌祐) 초대 회장을 시작으로 김건치(金建治) 2대 회장, 오공태(吳公太) 현 회장에 이르기까지 끈끈한 동지애로 뭉친 재일동포들이 지속적으로 후원을 이어오고 있다. 양국의 입체적인 지원은 국내 실버 교육기관 중 오직 경헌실버만이 지닌 독보적인 자산이다.
100세 시대를 밝히는 ‘배움의 등대’ 경헌실버. 어르신들에게 새로운 삶의 의미와 즐거움을 선사하는 것을 넘어, 나눔과 연대의 가치를 증명하는 모범적인 사회 모델로 굳건히 자리매김하고 있다. (부산=이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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