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국이 남북한을 ‘두 국가’로 규정하는 입장을 공식석상에서 내놓았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지난 19일 서울에서 조현 외교부 장관과 만난 자리에서 “한국과 조선(북한) 두 국가가 공존의 기회를 따라가길 바란다”고 말했다고 중국 외교부가 발표했다.
북한 김정은이 남북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로 규정하며 통일개념을 지우자, 중국이 이에 동조하는 신호를 보낸 셈이다.
문제는 남북관계가 단순한 국가 대 국가 관계가 아니라는 점이다. 대한민국 헌법 제3조는 한반도 전체를 영토로 규정하고 있으며, 제4조는 평화적 통일을 국가의 책무로 명시하고 있다. 남북은 국제사회에서 각각 유엔 회원국으로 활동하고 있지만, 헌법상으로는 통일을 지향하는 특수관계다.
중국의 외교 책임자가 남북관계를 ‘두 국가 관계’라 칭한 것은 한국의 영토권과 통일원칙이라는 헌법적 질서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주장이다. 중국이 외교무대에서 이를 언급했다는 점은 내정간섭 논란까지 불러일으킬 사안이다.
중국의 이 같은 행태는 국제법 원칙에도 맞지 않는다. 유엔헌장 제2조 7항은 각국의 국내 관할에 대한 개입을 배제하고 있다. 1992년 한·중 수교를 맺을 때 양국이 채택한 공동성명도 ‘상호 주권 및 영토 보전 존중’과 ‘상호 내정 불간섭’을 양국 관계의 기본 원칙으로 명시했다. 당시 중국은 “한반도가 한민족에 의해 평화적으로 통일되는 것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중국의 태도는 이중적이다. 중국은 대만에 대해서는 ‘하나의 중국’을 내세우며 대만을 국가로 인정하는 움직임에 극력 반발한다. 자국의 주권을 존중받기 원한다면, 한국의 헌법질서와 통일원칙 역시 존중하는 것이 마땅하다.
김정은이 분단의 영구화를 노리고 중국은 이를 ‘공존’이라는 수사로 감싸는 형국이다. 한국이 이들이 주장하는 한반도 2국가론을 받아들인다면, 분단 고착화에 스스로 길을 열어주는 길이다. 무엇보다 헌법적 가치는 무너지고 한반도의 미래는 영구 분단의 덫에 갇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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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현 외교부장관(오른쪽)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