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인 문학 토대 닦은 독립운동가
【서울】 식민지 시대에는 문학으로 일제에 맞서 싸우고, 연해주 망명 후에는 우리말과 문학으로 고려인 사회의 민족 정체성을 지킨 조명희(1894~1938) 선생이 2026년 8월 ‘이달의 재외동포’로 선정됐다.
재외동포청은 제81주년 광복절을 맞아 조명희 선생을 ‘이달의 재외동포’로 선정했다고 14일 밝혔다.
충북 진천에서 태어난 조 선생은 3·1운동에 참여하고 의권단에서 활동하는 등 독립운동에 나섰다. 이후 문학을 통해 일제강점기의 현실과 민족의 고통을 알리는 데 힘썼다.
조선프롤레타리아예술가동맹(KAPF)의 작가로 활동한 그는 1927년 대표작 ‘낙동강’을 발표했다. 작품 속에서 일제의 수탈로 고통 받는 민초들의 삶과 이에 맞서는 지식인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그려내며 식민지 현실을 비판했다.
일제의 탄압을 피해 1928년 연해주로 망명한 뒤에도 문학과 독립운동을 이어갔다. 블라디보스토크와 하바롭스크 등에서 신문 ‘선봉’ 편집자로 활동하며 후배 문인들의 작품 활동을 지원하는 한편, 동포들에게 한국어와 한국문학을 가르쳤다.
그러나 그의 삶은 비극적으로 끝났다. 1937년 스탈린 체제의 대숙청 과정에서 ‘일본 첩자’라는 누명을 쓰고 체포됐고, 이듬해인 1938년 5월 총살됐다. 이후 1956년 소련 당국에 의해 복권됐다.
정부는 조 선생의 독립운동 공적을 인정해 2019년 건국훈장 애국장을 추서했다.
김경협 재외동포청장은 “조명희 선생은 조국을 떠난 뒤에도 문학을 통해 시대의 아픔을 기록하고 동포들과 함께한 독립운동가”라며 “광복절을 맞아 선생의 삶과 작품을 돌아보고, 그 속에 담긴 나라와 동포에 대한 마음을 함께 기억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