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년 조선 도공의 혼(魂)을 빚다

다큐멘터리 '차완야노 하나시' 한국 첫 상영
日付: 2026年07月06日 01時15分

이희건 한일교류재단·재일한국인기념관 공동 주최

 

[서울=이민호] 임진왜란 때 일본으로 건너간 조선 도공들의 역사, 그중에서도 사쓰마야키(薩摩焼) 심수관 가문의 400년 발자취를 스크린에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차완야노 하나시400년의 나그네(일본 원제: ちゃわんやのはなし 400旅人)가 한국 관객들과 만났다.

지난 3일 서울 중구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열린 첫 한국 상영회는 이희건한일교류재단과 재일한국인기념관이 공동 주최하고 주한일본국대사관이 후원했다. “우리는 고향을 그리워하며, 미래를 바라본다(わたしたちは故郷未来つめる)”는 부제를 붙인 영화는 한일 양국의 문화교류의 의미를 되새기는 뜻깊은 계기가 됐다.

오프닝 행사에는 주인공인 제15대 심수관 선생을 비롯해 다큐멘터리 제작자 이봉우 대표, 주최자 이희건한일교류재단의 이훈 고문 등 주요 인사들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이훈 고문은 환영사에서 "심수관 가문이 400년 전부터 터를 잡고 선조들의 피와 정신을 이어온 일본 미야마(美山) 지역은 '재일한국인의 성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해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지나 다가오는 70주년을 향해 양국 간 의미 있는 문화 교류가 계속해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심수관 "가문의 DNA는 계속 이어질 것

 

이어 연단에 오른 제15대 심수관은 담담한 어조로 가문의 역사를 회고했다. 그는 "초대 심당길(沈当吉)은 의병으로서 진주성과 남원성 전투를 치르다 사쓰마 시마즈(薩摩 島津)군의 포로가 되어 일본으로 건너왔다""말로 다할 수 없는 고생을 했지만, 사쓰마번(현 가고시마현 일대)의 우대 속에서 조선인으로서의 자긍심과 은혜에 보답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늘 가슴에 품고 살아왔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400년이 넘는 역사 속에서 성씨(姓氏)를 지키고 도공의 길을 갈고 닦아온 우리 가문의 DNA는 앞으로도 결코 끊어지지 않을 것"이라며 "제 마음속에는 언제나 한국의 푸른 하늘이 펼쳐져 있고, 수염을 기른 할아버지가 환한 미소로 웃고 계신다"고 말해 관객들에게 깊은 울림을 선사했다.

이날 행사에는 청송 심씨 종친회가 심수관에 축하 꽃다발을 전달했고, 심수관이 명예시민으로 인연을 맺고 있는 김포시장은 축전을 보내 축하의 뜻을 전했다.

차완야노 하나시를 제작한 이봉우 대표는 제목에 담긴 의미를 설명했다. 이 대표는 "심수관 선생과 20년 넘게 인연을 이어오며 다큐멘터리 제작을 결심했다", “'차완야(茶碗屋· 찻사발을 만드는 사람)'라는 말은 스스로를 비하하는 듯 들릴 수도 있지만, 그 안에는 장인으로서의 업()에 대한 강한 자긍심과 선조에 대한 깊은 애정, 자신의 운명과 꿋꿋이 마주하는 용기가 담겨 있다"고 말했다.

이 작품을 관통하는 민족이란 무엇인가, 가족이란 무엇인가란 질문은 제작에 참여한 우리 모두, 그리고 선조들이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자문자답(自問自答)해온 물음이기도 합니다.”

심수관의 고백처럼 이 영화는 한국과 일본은 물론 국적과 민족을 초월해 오늘을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깊은 울림을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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