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방공망의 ‘게임 체인저’가 된 한국산 무기
사우디, 韓 ‘천궁-Ⅱ’ 조기 인도 타진... UAE는 추가 도입 요청
중동 걸프국가들이 한국형 패트리엇으로 불리는 ‘천궁-Ⅱ(M-SAM)’ 조달을 위해 한국에 적극적인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수십 년간 미국산 무기에 전적으로 의존해 왔던 걸프 국가들이 최근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을 계기로 한국산 방공 시스템에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이번 전쟁에서 천궁-Ⅱ는 높은 요격률을 보여주며 그 성능을 세계무대에서 입증하고 있다.
사우디와 UAE의 긴박한 도입요청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12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사우디아라비아가 한국의 한화와 LIG넥스원에 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 ‘천궁-Ⅱ’의 인도 일정을 앞당길 수 있는지 타진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 6주간 공습으로 방공 탄약 재고가 급격히 감소하자, 즉시 전력을 보강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아랍에미리트(UAE) 역시 천궁Ⅱ 추가 도입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UAE는 이번에 이란발 미사일 및 드론 대응 과정에서 천궁Ⅱ의 효과를 경험했으며, 이러한 실전 운용 경험이 구매 결정에 영향을 미친 사례로 평가된다.
카타르 또한 한국산 방공체계 도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걸프 국가들은 미국중심의 무기 조달 구조에서 벗어나 한국, 일본, 영국, 우크라이나 등으로 공급선을 넓히고 있다.
요격률 97%의 ‘하늘의 활’
한국어로 ‘하늘의 활’이란 의미를 갖는 천궁Ⅱ는 전투 검증이 끝난 무기체계로 평가된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천궁Ⅱ가 UAE에서 이란 미사일·드론 30기 중 29기를 격추한 사례를 들었다. 실제 천궁Ⅱ의 요격률은 96~97%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실전 경험이 없던 무기체계가 단숨에 전 세계 무기 시장에서 주목받는 배경이다.
외신들은 한국이 짧은 시간에 방산 강국으로 도약한 배경에도 주목하고 있다. NYT는 1970년대 박정희 정부 시절, 북한의 위협과 주한미군 철수 결정에 대응해 방위산업을 육성한 역사적 맥락을 짚었다. 대기업 중심의 수직 통합된 생산 구조를 통해 높은 생산 효율과 납기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점이 강점으로 지목된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은 한국의 방산이 가성비 대안이 아니라 “즉시 전력화가 가능한 실전 옵션”이란 사실을 전 세계에 각인시키는 전환점이 되고 있다.
[서울=이민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