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임에 성공하며 2기 경영 체제를 본격화한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창업 정신을 바탕으로 미래 금융의 패러다임을 바꿀 ‘지속 가능한 서사’를 써내려가겠다고 선언했다.
진 회장은 최근 주주들에게 발송한 서신에서 이같이 밝히고, 인공지능(AI) 혁신과 내부통제 강화, 기업가치 제고를 향한 강력한 실행의지를 밝혔다.
1기 경영 성과도 돌아봤다. 진 회장은 2027년을 목표로 제시했던 주주환원율 50%를 지난해 조기 달성했고, 국내 금융사 최초로 글로벌 부문 세전이익 1조원을 돌파하는 이정표를 세웠다. 또한 생성형 AI 경진대회와 AX(AI 전환) 전담 조직 신설 등을 통해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고, 경영진부터 실무진까지 기술 혁신을 내재화했다.
진 회장은 부동산에 편중된 한국의 가계자산이 자본시장으로 이동하는 변곡점에 주목했다. 기업대출과 자본시장을 잇는 ‘생산적 금융’이 신한금융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한금융은 현재 이사회를 중심으로 ‘밸류업 2.0’ 전략을 수립 중이다. 기존 계획의 성과 분석과 투자자들의 목소리를 반영해, 정교화된 기업가치 제고 로드맵을 조만간 공개할 예정이다.
진 회장은 서신 말미에서 1982년 신한은행 창립 당시 정립한 ‘7B 경영이념’을 언급했다. 진 회장은 “나라를 위한 은행, 믿음직한 은행, 세계적인 은행이라는 이념은 오늘날 생산적 금융, 철저한 내부통제와 고객자산 보호, 끊임없는 도전과 글로벌 무대에서의 성장으로 이어지고 있다”면서 “창업자와 선배 세대의 도전 정신을 계승해 ‘일류(一流) 신한’을 완성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 아래는 주주서신 클로징 메시지 전문
1982년 7월 7일, 신한은행 창립 행사장에 인쇄된 문구에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됐습니다. ‘7B 경영이념’이라는 제목 아래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적혀 있었습니다.
[신한은행 7B 경영이념]
나라를 위한 은행
대중의 은행
서로 돕는 은행
믿음직한 은행
가장 편리한 은행
세계 속의 은행
젊은 세대의 은행
규모는 작았지만 품었던 꿈은 컸습니다. 스스로에게 높은 기준을 부여하며 한국 금융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자 했습니다. 생존에 대한 절박함 속에서도, ‘나라’와 ‘세계’를 향하고자 했던 당찬 포부가 있었습니다. 창업 초기 ‘7B 경영이념’은 지금의 저에게 “신한은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지”, “신한의 다음 페이지를 어떻게 써 내려갈지” 묻고 있습니다. 시대에 따라 표현을 달리할 수 있어도 창업 정신에 깃든 뜻이 변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창업자의 초심, 선배들의 경험과 무용담은 현대적 언어를 통해 재해석되며 신한만의 차별적 서사로 이어져야 합니다.
‘나라를 위한 은행’은 생산적 금융을 통해 실물경제의 성장과 혁신을 뒷받침하는 역할로 구체화될 것입니다. ‘믿음직한 은행’은 철저한 내부통제, 리스크 관리, 안전한 고객 자산 보호 속에서 형성되는 강한 신뢰라고 믿습니다. ‘세계적인 은행’이란 끊임없는 도전을 통해 글로벌 무대에서 새로운 성장의 길을 열어가는 모습일 것입니다. 이처럼 신한금융그룹은 창업 정신에 담긴 본질을 지켜가며, 시대가 요구하는 역할에 성실히 응답해 가겠습니다. 이러한 원칙은 결국 수익성(ROE), 자본 효율성, 그리고 주주가치 제고라는 구체적인 성과로 이어질 것입니다.
저의 첫 임기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해 주신 모든 투자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지난 3년은 지속가능한 경영의 기반을 다지는 과정이었습니다. 단기 실적에 매몰되지 않고, 질적 성장을 목표로 단단한 B/S 중심 경영을 펼치고자 노력했습니다. 뛰어난 성과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시간이 지나도 흔들리지 않을 토대를 마련하는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이제 그 토대 위에서, 신한은 다시 한 걸음을 내딛고자 합니다. 투자자 여러분께서 맡겨주신 신뢰의 무게를 가슴에 새기며, 장기적인 가치 창출로 보답해가겠습니다. 안주하지 않고 혁신을 거듭하며, 미래 금융에서 신한의 역할을 찾겠습니다. 창업자 및 선배 세대의 ‘도전정신’, 삶의 본질에 다가서고자 했던 ‘경험’을 후배들에게 전수하며 ‘一流신한’을 완성해 가겠습니다.
[서울=이민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