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카 재일동포들의 뿌리이자 삶의 터전이었던 ‘이카이노(猪飼野)’가 시와 사진으로 되살아난다.
주오사카한국문화원(원장 김혜수)은 4월 9일부터 5월 12일까지 문화원 내 미리내 갤러리에서 전시 <김시종 시편의 풍경, 후지모토 타쿠미 사진전-이카이노 시집(詩集)>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재일동포 집거지인 ‘이카이노’를 매개로, 시인 김시종과 사진가 후지모토 타쿠미가 기록해온 삶과 기억을 조명한다.
지도에서 사라진 지명 이카이노
이카이노(猪飼野)는 1973년 행정구역 개편으로 사라진 오사카의 옛 지명으로, 현재는 쓰루하시시장과 오사카 코리아타운 일대를 가리킨다. 이 지역은 한반도에서 이주해온 백제인들이 정착한 ‘백제향(百済郷, 구다라고)’으로서, 현대 재일동포와 고대 도래인들의 문화가 중첩된 공간이기도 하다.
전시는 김시종 시인의 시집 <이카이노 시집>(1978) 중 8편과 후지모토 타쿠미가 40여 년에 걸쳐 촬영한 사진을 엮은 시-사진집 <이카이노잔경(猪飼野残景, 2025)>을 기반으로 구성됐다.
김시종은 다카미 준상(2011)과 오사라기 지로상(2015)을 수상한 재일동포 시인이며, 후지모토 타쿠미는 도몬 켄상(2020)을 수상한 사진작가다.
전시장에는 후지모토 작가의 사진 60점과 함께, 김시종 시인의 육성 낭독과 영상 작업을 결합한 미디어 작품 5편이 설치된다. 또한 관람객의 이해를 돕기 위한 연계 행사로 한 기념강연회(4.10), 필드워크(4.18)도 마련된다. 필드워크는 후지모토와 함께 옛 이카이노 지역의 흔적을 직접 탐방하며 과거와 현재를 체감하는 프로그램이다.
김혜수 문화원장은 “이번 전시는 정보 전달을 넘어서 예술적 시선으로 문화적 연대와 교류를 조명하고자 했다”며 “이카이노의 역사를 생생하게 느끼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서울=이민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