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連載] 이영덕의 《한솥》 창업기 (13)

실패는 나를 찾는 나침반
日付: 2025年12月03日 02時58分

후배들이여, 하고 싶은 건 다 해봐라

 

202112, 서울대학교 관악캠퍼스. 단상 위에 선 한솥창업주 이영덕은 잠시 말을 멈췄다. 동기들이 고시 공부에 매달리던 50년 전, 홀로 도시락 사업가가 되겠다고 동분서주하던 30년 전의 기억이 한꺼번에 밀려왔기 때문이다.

그는 모교 후배들을 바라보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여러분, 이 상은 제게 특별한 의미가 있습니다.”

서울법대 동창회로부터 받게 된 창의적인 서울법대인. 그는 동기들이 밟아온 보통의 코스에서 벗어난 길을 걸었기에, 자신을 모교가 다시 불러줄 것이라 기대해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 더욱 벅찬 마음이 들었다.

“30년 전 한솥을 창업할 때, 다들 법대 나와서 왜 도시락 장사를 하느냐고 만류했습니다.”

역대 수상자 명단에는 대법관, 검찰총장, 장관, 국회의원, 저명한 학자들의 이름이 빼곡했다. 그들 사이에서 사업가가 호명된 것은 처음이었다. 그는 담담한 어조로 지난날의 선택을 회상했다.

동기들이 법전을 파고들 때 저는 기타를 쳤고, 그들이 사법고시를 볼 때 저는 일본으로 건너가 도시락을 연구했습니다. 친구들은 왜 그런 천한 일을 하느냐고 했지만, 저는 음식업이야말로 정년이 없는 최고의 예술이라 믿었습니다. 이제 친구들이 부러워합니다. 저는 여전히 현역이니까요.”

 

낙관은 실패를 이기는 힘

그는 후배들에게 실패의 가치를 믿으라고 강조했다. 의상실, 우산 공장, 무역업, 호텔경영... 숱한 도전의 끝이 기대한 성과를 내지는 못했지만, 단 한 번도 패배감에 사로잡힌 적이 없다.

뭐든 해봐야 압니다. 저는 다 해봤습니다. 이것도 해보고 저것도 해보면서 , 나는 무역은 안 맞는구나’, ‘제조업은 내 길이 아니구나를 알게 됐죠. 숱한 실험을 거치면서 비로소 내가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음식이라는 천직을 찾았습니다. 그러한 도전과 실패의 경험이 나를 찾아주는 나침반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요즘 청년들이 헬조선이라 자조하거나, 꿈보다 스펙 쌓기에 몰두하는 현실을 안타까워했다.

부정적인 마음은 결국 본인만 손해입니다. 불안해할 시간에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는 일, 긍정적인 사고야말로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는 가장 강력한 에너지입니다.”

그는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두려워 말고 해보라고 조언한다. , 조건이 있다. 한 번 시작하면 그 분야에서 큰 꿈을 꾸고, 하루하루 목숨 걸고 최선을 다하라는 것이다.

 

AI시대를 대하는 자세

그렇다면 인공지능(AI)의 시대, 현재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은 무엇을 무기로 삼아야 할까?

이제 AI가 판례를 정리하고, 법리 판단까지 보조하는 시대가 도래(到來)했습니다. 아마도 ()’자 직업들이 설 자리는 점점 좁아질 겁니다. 그러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그가 제시한 답은 명확했다. ‘창의성’, ‘기획력’, ‘상상력’. 남이 가보지 않은 길을 먼저 가보는 실험 정신, 도전 정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시대라는 것이다. 모두가 같은 길을 가면 경쟁이 되지만, 누구도 가지 않은 길을 가면 기회가 되는 법이다. 30년 전 엉뚱해 보였던 이영덕의 선택이 모두에게 인정받는 것처럼...

선택은 자유지만, 책임은 각자의 몫입니다. 인생은 남이 정해준 길을 걷는 것이 아니라, 내가 선택한 길에서 나를 완성하는 과정입니다.”

 

[꿈의 릴레이서울대에 10억 쾌척한 이유

 “2한솥》, 후배들이 만들어 달라

 이영덕의 후배 사랑은 말로만 그치지 않았다. 그는 2021년 모교인 서울대학교에 사재 10억 원을 쾌척했다. 건물이나 시설 건립을 위한 기부가 아니었다.

어떤 전공이든 상관없습니다. 저처럼 외식업을 사랑하고, 이 분야에서 꿈을 펼치고 싶은 후배들이 있다면 그 도전을 응원하고 싶습니다.”

그의 기부금은 서울대 X 한솥외식산업 창업 경진대회라는 이름으로 결실을 맺었다. 법조계나 학계, 공공기관 진출이 당연시되는 서울대생들에게 외식업이라는 새로운 길을 제시하고 창의적인 인재를 발굴하기 위한 프로젝트다.

지난해 1213, 서울대 관악캠퍼스에서는 제3회 경진대회 시상식이 열렸다. 단순한 아이디어 공모전이 아니었다. 한솥임직원들이 4주에 걸쳐 학생들에게 비즈니스 모델링과 IR피칭 등 창업 컨설팅을 제공하며 실전 노하우를 아낌없이 전수했다.

이날 영예의 대상은 고기능성 친환경 단백질 쉐이크를 제안한 아나볼라이프팀에게 돌아갔다. 동물성과 식물성 단백질의 장점을 결합한 후배들의 아이디어에 대해 한솥대표이사 회장 이영덕은 바로 사업화가 가능할 것 같다면서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밖에도 24시간 무인 로봇자판기, 소프트아이스크림 솔루션 등 톡톡 튀는 아이디어들이 수상했다이영덕은 시상식장에서 후배들의 손을 일일이 잡으며 말했다.

음식으로 우리 사회를 따뜻하게 만들려는 후배들이 있다면, 코칭부터 투자까지 기꺼이 도울 생각입니다. 한국에서도 맥도날드나 스타벅스 같은 세계적인 외식 브랜드가 나오길 바랍니다"(14화에서 계속)

[서울=이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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