훼손된 「88서울올림픽 재일한국인 현창비」

곳곳에 균열... 문화유산으로서 복구 시급
日付: 2024年05月21日 12時39分

국민체육진흥공단 “올 10월까지 개보수하겠다”


88서울올림픽 재일한국인 현창비(서울 송파구 소재)가 곳곳에 균열이 있거나 훼손됐으며, 명단 탑의 레이아웃도 원형과 다른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 근현대 스포츠의 중요 유산이자, 모국 대한민국과 재일동포사회를 잇는 상징적 시설을 부실하게 관리하는 것은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서울=이민호]

 
명단 탑 2주는 파손

현창비도 심하게 오염



현장 탐방 결과, 재일한국인 후원금 기부자 명단 탑 6주 가운데 2주는 균열 및 훼손된 상태인 것으로 드러났다. 균열로 벌어진 틈새는 시멘트류로 메꾼 흔적이 선명하게 보였다.

뿐만 아니라 ‘88서울올림픽대회 재일동포의 지원을 기리는 비’(88서울올림픽 재일동포 현창비)도 석비의 몸체를 받치는 하단 구조물이 하얀색 페인트가 흘러내린 듯 오염상태가 심각해 보였다. 이번에 훼손된 비와 탑은 모두 한국정부가 재일동포에 감사의 마음을 담아 세운 현창 시설이다.

취재과정에서 본지가 관리주체인 국민체육진흥공단(KSPO)에 훼손 문제를 제기하자, 공단 담당자는 “지난 4년간 이뤄진 올림픽회관 리모델링하는 과정에서 현창비와 탑을 해체한 뒤 새로 세우는 과정에서 균열이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면서 “올해 10월까지는 개보수 작업을 완료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탑의 레이아웃도 달라져


 

그런데 문제는 더 있다. 기부자 명단 탑의 배치와 배열도 원형과 다르게 이뤄져 있다는 점이다. 원래의 명단 탑은 기념비를 중심으로 오른쪽에서 ‘제24회 서울올림픽대회 재일한국인 후원금 기부자 명단’ 각인이 보이는 가운데 시계 반대방향으로 배치되어 있었다. 그러나 현재는 탑들이 왼쪽을 시작점으로 배치되고 명단 각인 부분은 전면부에서 보이지 않는다. 탑의 배열도 뒤죽박죽이다.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하고 복구를 위해서는 88올림픽 당시 재일한국인후원회와 민단중앙본부가 작성한 기부자 명단을 기초로 하나부터 새롭게 재정비하는 작업이 필요할 것이다.

 

문화유산으로 인식해야

 

이번 사태에 대해 이희건(李熙健) 88서울올림픽 재일한국인후원회장의 손녀인 이훈(李薰) 씨는 “88올림픽 때 할아버지 아버지를 따라 현장을 체험하면서 재일동포 1~2세의 모국애를 실감했다”면서 “재일동포와 모국을 잇는 상징인 현창비와 탑이 문화재로서 복원되기 바라고, 재일동포의 한 사람으로서 그동안 그것에 대해 잊고 지냈다는 반성도 든다”고 말했다.

박병헌(朴炳憲) 당시 민단중앙본부 단장의 아들인 박상규(朴相圭) 씨는 “유가족으로서 2세로서 관리가 제대로 안되고 있다는 사실에 놀랍고 섭섭한 마음을 감출 수 없다”면서 “재일동포의 명예가 지켜지도록 하루속히 개보수가 이뤄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88서울올림픽 당시 재일동포들은 후원금 100억 엔을 모아 올림픽회관과 올림픽경기장 등 각종 스포츠시설 건립을 지원했다. 작년 12월 올림픽회관 리뉴얼로부터 5개월, 그동안 훼손된 채 유야무야 방치되어온 88올림픽 재일동포 현창비, 한국 정부 뿐 아니라 재일동포사회에서도 “우리가 지켜야 할 문화재이자, 재일동포 모국사랑의 상징”이란 사실을 망각하지 말아야 할 것이며, 민단도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균열된 재일한국인 후원금 기부자 명단 탑.

 

 

 

 

 

 

 

 

 

 

 

88서울올림픽 재일동포 현창비. 석비의 몸체를 받치는 하단 구조물이 오염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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